2014.11.14.


요즘은 피곤해 죽겠는데 검도는 가야겠고...

(화, 금 연습인데, 끝나고 집가고 씻고 하면 열두시... 수요일 출근 정말 피곤하다... 주말은 늦잠이라도...)

가봤자 또 초보애들만 모여있어서... 내 연습은 조금밖에 안된다. ㅠㅠ

조금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

내가 뭘 잘못하고있는지, 내가 뭘 더 연습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내가 초단때는, 학교가 너무 바빠서 검도도 못나가고, 늦고 하면 뭐라뭐라 하던 사람들이,

이젠 자기들이 바빠졌다고 안 나온다.

 

나마저 안 가면 초보들끼리만 모여서 아무것도 리드할사람도 없어서 아마 검도 관두겠지...

어차피 1년도 안 하고 관두는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신경써줘야 하나싶은 마음도 가끔 들고...

항상 학년초엔 신입이 엄청 많이 온다. 40정도.

내 기수에서도 40명정도 왔었다.

결국 남은건 나와, 작년에 졸업하고 떠난 친구.

다음 해에 남은건 경험자 1명.

그 다음해에 경험자 1명.

그 다음해에 반쪽짜리들 3명. (한달에 한번정도 얼굴 비추는 애들...)

그 다음해에 1명. (얘도 별로 자주 빠지는...)

그리고 올해... 아직까지는 열명? 열다섯명? 정도 있다.

다음학기에 돌아오면 아마 바로 호구 입힐듯... 몇명이 남을지는 모름...

마지막 두해는 그래도 열명정도까지는 호구를 사 입기까진 했었다.

 

그런데, 호구입으면 관둠...

또 자존심 문제인것 같다. 내눈에는 그렇게 밖에 안 비춘다.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른다.

호구입기 전에는 "내가 호구만 입으면 다 잡을 수 있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는것 같다.

나를 엄청 무시한다. 기합이 작다고 소리 크게 내라고 악을 써도 시큰둥.

한번은 초보애가 비웃은적도 있다.

(아 그날 진짜 열받아서 한동안 학교검도부 관뒀었지. 이런 예의없는애들하고 상종하기 싫어서.)

검도가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정말 허술해 보이는점이 많다.

"왜 저걸 맞을까? 왜 저걸 못칠까? 나라면..."

처음으로 연습을 영상으로 찍었을때 큰 충격을 받았었다. 내 자신이 너무 허접해보여서.

그래서 초보애들이 나를 보고 허접하다 느꼈을것이다.

호구를 처음 입었을때도, 나는 배려해준다는 마음으로 다 맞아준다.

호구입고 움직임도 불편할텐데, 적어도 기본기를 방해하긴 싫어서...

조금 적응됐다 싶으면, 할 수 있는 포텐셜보다 낮게, 대강 하는 느낌이 들면,

내가 먼저 들어가서 치고, 치고, 치고, 또 치고...

그러면 짜증나서 관두는것 같다. 자신들의 생각과 너무 달라서.

자기가 보기엔 허접해 보이는데, 뭐 이딴게 있나...

 

솔직히 신입 다 오타쿠 애들이다. 중덕, 양덕. 전부 다. 모두 다.

분명히 일본 애니보고 환상을 가지고 왔을거다.

행동거지를 보면 이제는 오타쿠와 일반인을 구분해 낼 수 있다.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구분할 수 있는것 처럼.

항상 맞는건 아니지만, 일반적인 성향은 알아낸다.

죽도 맞대고 서면 거의 확신할 수 있을정도다, 분위기랄까...

오타쿠여서 싫은건 아니다. 검도를 시작하게끔 해줘서 오히려 좋은것 같다.

그런데, 너무 "환상"에 얽메여 있는 애들이 많다...

검도를 하러와서 오덕함을 보여준다...

3학년땐가, 오덕 한명이 선배한테 이걸 물어봤다고 한다.

"So, when are you going to teach me the hitenmitsurrugi-ryu?"

나였으면 이렇게 대답했을것 같다. "30 years."

근데 선배는 비천어검류가 뭔지도 몰라서 "What's that?"하고 쫓아냈댄다. ㅋㅋㅋ

내가 직접 들은것들은 (꼭 한두명씩 있다. 신입에.)

"So, how relevant is kendo to kenjutsu? I know kendo came from kenjutsu."

(No you dont know shit. don't say "i know ...")

"How similar are the shinai to a real katana?"

(They both are rod that you swing, thats about it.)

검술을 배우고 싶으면 검술도장에 가라.

짜증내면서 대답해준다. "They are related, but different."

내 생각엔 그렇다. 검도는 죽도들고 호구입고, 대련하는거지,

실전시뮬레이션이 아니다.

뭐 검도를 해서 득이되면 득이됐지, 나쁜영향이 있진 않겠지만,

그게 검도의 목적은 아니다.

수학을 잘한다고 돈을 잘버나? 아니다. 하지만 돈버는데 유용할 수는 있다. 같은 이치라 생각한다.

 

자신들의 환상과 검도가 많이 다르다는것을 느끼고 흥미를 잃는것 같다.

모두가 그런건 아닐것이다. 그냥 내눈에 비치는게, 그런사람들이 많은것뿐이지...

 

글 쓰다 보니, 내 잘못인것 같다.

저번 대회에서도, 처음 보는 사람이 나에게,

내 후배가 잘못하는것은 선배인 내 잘못이라고 한방 먹였었다.

처음 검도를 배울때, 어떻게해라 이런말보다, 예를 지켜라, 부동심을 잃지 말아라.

이런말을 들은게 더 기억에 남는다.

항상 난 어떻게 움직여라, 또 왜 그렇게 움직이나에대해서만 설명했지,

어떤마음으로 움직여라는건 말해본적이 없는것 같다.

(아씨... 이래서 도장엔 선생님이 필요한데. 2단 나부랭이인 내가 지도하니까 애들을 망치지...)